지난 4월 13일, 일본 도쿄 한복판에 위치한 왕실 정원인 신주쿠 교엔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본 내각이 주최하는 야외 행사인 '벚꽃 보는 모임(を見る)'이 열렸다.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 등 1만8200명이 모인 이번 행사에서는 전에 없던 광경이 펼쳐졌다. 바로 '레이와(令和) 오지상(아저씨)'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만든 기다란 줄이었다. 레이와 오지상은 지난 4월 1일 일본의 새 연호 발표 당시 연호(레이와)가 적힌 액자를 들어 올렸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별명이다. 지난 2012년 일본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약 7년 가까이 아베 내각의 얼굴을 대표했던 그는 이제 '차세대 아베'로 국내외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스가는 족벌과 세습으로 가득한 일본 정치계에서 빈손으로 시작해 내각 2인자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1948년 12월 6일에 일본 북서부 아키타현 유자와시에서 태어난 그는 올해 한국 나이로 72세다. 스가의 아버지는 만주국에서 철도회사 직원으로 일하다가 일본 패망후 고향에서 농사를 지었다. 어머니는 교사 출신이었으며 누이 2명 역시 교사가 됐다. 유자와시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그는 누이들처럼 교사가 되지 않겠다면 서도 농업 대학에 가라는 아버지의 권유도 뿌리쳤다. 그는 무작정 도쿄로 상경해 이타바시구의 골판지 공장에 취직했고 대학에 가겠다며 2년간 공장일과 공부를 함께해 당시 사립대 중 학비가 가장 쌌던 호세이대학에 들어갔다. 26세가 되던 1973년에 정치학 학사 학위를 받은 스가는 겐덴세비 주식회사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했다. 그는 직장인으로 지내는 동안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정치이며 정치 세계를 체험하고 싶다"고 확신했다. 스가는 무작정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호세이대학의 취업상담 부서를 찾아갔고 같은 호세이대학 출신인 나카무라 우메키치 중의원(하원) 의장과 그의 비서를 소개받았다. 스가는 나카무라 의장과 같은 파벌이었던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중의원의 비서로 취직해 11년간 일했으며 1987년에 요코하마시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그는 이때부터 중의원 비서 생활 당시 쌓은 인맥을 활용해 요코하마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됐으며 요코하마의 '그림자 시장'이라고 불렸다. 스가는 1996년 중의원 선거에서 요코하마 가나가와현 제 2구에서 자민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 중앙정계에 첫발을 디뎠다. 그는 자민당 활동을 통해 같은 우익 성향의 아베와 가까워졌다. 스가는 정치 가문에서 엘리트 과정을 밟아온 아베와 배경이 전혀 달랐지만 함께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하며 발을 맞췄다. 스가는 아베가 2006년 처음으로 총리가 됐을 당시 총무상으로 발탁됐으나 이듬해 아베 내각이 사퇴하자 함께 물러났다. 스가는 이후 우익 성향의 아소 다로 내각을 지지하며 당 활동을 이어나갔고 아베에게 다시금 총리 자리에 도전하라고 부추겼다. 스가는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아베에게 져도 좋으니 선거에 나가야 한다며 아베를 설득했고 2012년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지금까지 관방장관만 3연임했다. 그는 정부 대변인과 내각의 관리자 역할을 동시에 맡아 7년간 아베 내각의 국내외 관계를 관리했고 역대 최장 관방장관 재임 기록을 세웠다. 과거 정치 행적을 살펴보면 스가는 리더보다는 참모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그는 이미 지난해 NHK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롤모델이 과거 전국을 통일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닌 그의 동생이었던 도요토미 히데나가라고 밝혔다. 스가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차기 총리 역할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당 내에서는 그를 넘어설 인물이 거의 없다. 13일 여론조사에 의하면 스가의 지지율은 7%로 지난해 10월(2%)보다 크게 뛰었으며 이 같은 지지율 급등의 배경에는 그가 연호 발표에 등장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지난 1989년 1월에 헤이세이(平成) 연호를 발표했던 오부치 게이조 당시 관방장관도 '헤이세이 오지상'으로 불렸으며 훗날 총리에 올랐다. 스가는 이달 9일부터 관방장관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미 핵심 장관들과 만나 아베의 후계자 입지를 굳혔다. 아베 역시 지난 2005년 자민당 간사장 대리 자격으로 미국을 찾아 주요 각료들과 회동했다. 스가의 정치 성향은 아베와 매우 비슷하다. 스가는 지난 2014년 1월에 중국 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 개관 당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자위대 근거 마련을 위한 개헌 등 아베 내각의 주요 정책을 지지하고 있고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전형적인 우파다. 2006년에 총무상에 올랐을 당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매년 다녀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가는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6세 어린 아베가 사석에서 농담을 던지더라도 철저히 존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6년에는 국영 NHK 방송에 납북 일본인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하라고 '지시'해 물의를 빚었다. 스가는 2012년 아베 내각 출범 당시에도 각료들을 모아놓고 역사 관련 발언을 내각의 중론과 다르게 함부로 하면 각료직에서 쫒아낼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아베의 오른팔이자 '그림자 총리'로 불리는 스가가 정말 차기 총리가 될 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3월 현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4%는 이미 3연임에 성공한 아베가 4연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일단 스가는 차기 총리 지지율에서 같은 당의 고이즈미 신지로 후생노동부회장(23%)에 밀리고 있다. 만약 그가 총리가 되더라도 현재 일본의 정치 흐름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그가 아베의 충직한 심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베 또한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스가를 또 다른 연임을 위한 디딤돌로 이용할 확률이 높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05-16 21:22:28최태원 SK 회장 등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도쿄에서 모여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공동선언을 추진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일경제협회는 일한경제협회,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과 함께 다음달 13∼16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한일 파트너십'을 주제로 제56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연다.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등 한일 양국 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일 양국간 무역·투자·산업기술 협력 증진 등 경제 교류 촉진에 관한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2025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서울에서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디지털·그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를 활성화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일본 측에서는 모리 다케오 전 외무성 사무차관이,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각각 기조연설을 한다.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도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한편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 첫 회의 개최 이후 정치적 갈등이나 코로나19 등으로 양국 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년 중단 없이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며 한일 협력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난해까지 총 참가자수는 한국 6367명, 일본 5786명 등 1만2153명이다.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과 친선 교류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이를 동력 삼아 한일 경제인은 양국의 협력 분위기를 경제계 차원에서 '스텝업' 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4-23 18:49:31[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 회장 등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도쿄에서 모여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공동선언을 추진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일경제협회는 일한경제협회,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과 함께 다음달 13∼16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한일 파트너십'을 주제로 제56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연다.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등 한일 양국 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일 양국간 무역·투자·산업기술 협력 증진 등 경제 교류 촉진에 관한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2025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서울에서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디지털·그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를 활성화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일본 측에서는 모리 다케오 전 외무성 사무차관이,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각각 기조연설을 한다.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도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한편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 첫 회의 개최 이후 정치적 갈등이나 코로나19 등으로 양국 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년 중단 없이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며 한일 협력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난해까지 총 참가자수는 한국 6367명, 일본 5786명 등 1만2153명이다.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과 친선 교류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이를 동력 삼아 한일 경제인은 양국의 협력 분위기를 경제계 차원에서 '스텝업' 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4-23 09:06:14[파이낸셜뉴스] 배우 한소희가 안중근 의사 사진을 올렸다가 일본 누리꾼의 항의를 받은 가운데, 서경덕 교수가 27일 자신의 SNS에 "역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에 출연한 한소희는 최근 자신의 SNS에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사진 가운데 안중근 의사의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서 교수는 "한소희 씨가 안중근 의사 사진을 올렸다가 일본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며 "올해 초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이 성황리에 상영될 때, 일본측 SNS 상에서는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하여 큰 논란이 된 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안중근은 영웅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다', '테러리스트를 영화화한 한국', '이 영화를 근거로 한국과의 국교단절' 등이 대부분의 내용이었다"고 떠올렸다. "이러한 한소희씨 댓글 테러 및 영화 영웅에 대한 일본 누리꾼들의 어이없는 반응은 역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라며 "즉 일본 정부에서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행하지 않았기에 벌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 전 총리를 지낸 스가 요시히데는 지난 2014년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해 일본 우익 세력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며 일본 내 극우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K콘텐츠의 입지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 K콘텐츠를 활용한 적극적인 전세계 홍보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며 흐뭇해했다. "암튼 K콘텐츠가 두렵긴 두려운 모양입니다. K드라마 및 K영화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으니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가 전 세계에 제대로 드러날까봐 두려워하는 모양샙니다. 아무쪼록 날로 심해져 가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선, 앞으로 K콘텐츠를 활용한 적극적인 전 세계 홍보가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라고 마무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2-27 10:09:43[파이낸셜뉴스] 배우 한소희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중근 의사 사진을 올려 일본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데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인들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질타했다. 서 교수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한소희씨가 자신의 SNS에 글과 함께 여러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사진 가운데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게재한 것이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앞서 한소희는 최근 자신이 출연한 넷플릭스 새 시리즈 '경성크리처' 스틸컷과 함께 안중근 의사 사진을 업로드했다. 이에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들이 '반일', '혐일'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댓글을 달았다. 서 교수는 "한소희 씨에 대한 댓글 테러, '영웅'에 대한 어이없는 반응은 일본 정부가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행하지 않았기에 벌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초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이 성황리에 상영될 때, 일본 측 SNS상에서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해 큰 논란이 된 적도 있다"면서 일본 총리를 지낸 스가 요시히데가 지난 2014년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일본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해 일본 우익 세력의 찬사를 받은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K콘텐츠가 두렵긴 두려운 모양"이라며 "K드라마·K영화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니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가 제대로 드러날까 봐 두려워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이어 "날로 심해져 가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K콘텐츠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27 09:18:56【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일본의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숫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 만큼 호황을 누리면서 일본이 30년 장기 침체에서 드디어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를 주도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인기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의 지긋지긋한 불황 고리를 끊어낸 총리와 일본 사회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기시다가 빠진 엔저의 함정 26일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대비 3배로 급증한 12조7064억엔(약 11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유 가격의 급등이 일단락하면서 수입액은 51조엔이나 줄어든 반면 엔저(엔화가치 하락) 효과를 본 수출액은 50조엔이나 늘어난 덕분이다. '물'이 들어온 수출 기업들은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대표적으로 업계 1위 도요타자동차는 연간 순이익 지난해보다 60% 이상 많은 약 4조엔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2조8501억엔)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이다. '값 싼 일본'은 전세계 관광객들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1만6500명으로 코로나19 확대 이전인 2019년 같은 달보다 0.8%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배나 웃도는 수치로 월별 방일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9월 관광 관련 소비 총액은 1조3904억엔(약 12조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 짭짤한 관광 수입도 올리고 있다. 거시 지표만 보면 기시다 총리는 일본을 구한 영웅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자고 일어나면 최저치를 갈아치우기 바쁘다. 지난 17~19일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자민당이 재집권한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21~25%에 그쳤다. 역대 내각의 사례를 볼 때 당장 퇴진을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지지율이다. 기시다 내각의 처참한 인기는 민생의 부담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장기 침체가 계속된 지난 30년간 일본인들은 임금도 물가도 변동이 없는 '제로(0)'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원자재값 급등으로 일본도 물가가 3~4% 뛰기 시작했다. 이를 임금이 올라 받쳐줘야 하지만 더딘 인상폭으로 실질 임금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엔저로 물가가 오르면서 올해 1~8월 일본 엥겔지수(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율)는 평균 27.3%까지 뛰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있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98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 '엔저는 좋고, 엔고는 나쁘다'라는 게 상식이었으나 막상 마주한 슈퍼 엔저의 현실에선 기업들의 살만 찌우고, 정작 서민들은 더욱 가난해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나쁜 엔저' '슬픈 엔저'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그냥 기시다가 싫다" 잠룡들 꿈틀 지속된 사건사고와 스캔들도 기시다 내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시다 내각은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마이넘버카드'의 행정 오류 사태로 "능력이 없다"는 비판을 맞았다. 방위비 증액을 이유로 증세를 결정한 지 1년도 안 지나 지지율 회복을 위해 감세로 정책을 튼 것 역시 스스로 신뢰를 깎아내렸다.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은 더욱 무겁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남성이 모친의 가정연합 헌금을 범행 동기로 밝힌 이후 교단의 고액 헌금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고, 가정연합에 연루된 각료가 사퇴했다. 올해 9월에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개각을 단행한 지 두 달도 안 돼 차관급 인사 5명이 추문에 휩싸였고 이 중 3명이 벌써 사임했다. 최근에는 자민당 내 5개 파벌이 정치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보고서에 기록을 누락하거나 이를 허위기재한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정책도, 인사도 총체적 붕괴"라고 비판했고, 모리야마 유타카 자민당 총무회장도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기시다 내각이 유지됐던 것은 '포스트 기시다'가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요즘 차기 총리 후보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주도하는 초당파 모임 '라이드 셰어 연구회'가 발족했다. 여당인 자민당·공명당, 야당인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 등 소속 의원 4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 모임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배후에 두고 있어 내년 가을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에 패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도 최근 연구회를 만들어 세력을 넓히고 있다. 현직 장관이 총리에게 반기를 든 모양새로 주목을 받았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1~12일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5.2%)이 1위를 차지했고, 고노 다로 디지털상(11.6%), 고이즈미 전 환경상(9.7%), 스가 전 총리(8.8%),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6.2%)이 뒤를 이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1-26 19:13:31【 도쿄=박소연 기자】 20%대의 지지를 받는 내각이 전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오키 법칙'이다. 아오키 법칙은 오부치 정권에서 내각관방 장관을 지낸 아오키 미키오가 주장한 일종의 경험칙이다. 내각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의 합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총리가 퇴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면 구심점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기시다 내각은 현재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지지통신 등 세 곳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 합계가 50%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다. 기시다 정권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모리 요시로, 아소 다로, 하토야마 유키오, 스가 요시히데 내각 등은 모두 내각과 여당의 합계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 퇴진했다. 아오키 법칙이 작동한 것이다. 퇴진 이유는 각각 다양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정책을 폈거나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리 요시로 내각은 8.6%, 자민당은 22.5%로 지지율 합계는 총 31.1%였다.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끝에 퇴임 시 7%의 지지율을 보여 일각에서는 '7%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다. 모리 전 총리는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퇴진 압박이 이어졌다. 그는 2차대전 전후 천황 중심의 국가정책을 지칭하는 '국체(고쿠타이)',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 등 군국주의를 떠올리는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모리 전 총리는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 올라서도 실언으로 사퇴했다. 그는 "여성이 많이 포함된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내각 지지율 22.2%, 자민당 지지율 23.4%로 총 45.6%의 지지율 상태로 퇴진했다. 취임 5개월 만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아소 내각은 50년 넘게 이어지던 자민당 독주를 멈추고 54년 만에 민주당에 정권까지 내줬다. 이유는 잇단 말실수였다. 특히 공식 석상에서 한자를 잘못 읽어 '무식한 총리'란 조롱을 들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잦은 망언으로도 악명 높다.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루어진 것" "6 · 25전쟁이 일본에 도움이 됐다"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 착오라고 변명했지만, 국민은 더 이상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70%대 지지율로 내각을 꾸린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경제 위기에 더해 주일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흔들렸다.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은 내각 지지율 19%, 민주당 지지율 20%로 퇴진했다.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사민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한 후유증으로 지지율이 10%대로 급락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스가 내각이다. 스가 전 총리는 2021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 부진을 겪었다. 같은 해 10월 실시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에서 교체 목소리가 커지면서 9월에 사임했다. 후임자인 기시다 총리는 아오키 법칙 임계치에 걸렸지만, 아직 사퇴 압박이 거세진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인기는 낮다. 최근 한 조사업체가 2001년 이후 취임한 일본 총리 9명의 호감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시다 총리는 6위에 올랐다. psy@fnnews.com
2023-11-26 19:13:28【도쿄=김경민 특파원】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일본의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숫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 만큼 호황을 누리면서 일본이 30년 장기 침체에서 드디어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를 주도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인기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의 지긋지긋한 불황 고리를 끊어낸 총리와 일본 사회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기시다가 빠진 엔저의 함정 26일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대비 3배로 급증한 12조7064억엔(약 11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유 가격의 급등이 일단락하면서 수입액은 51조엔이나 줄어든 반면 엔저(엔화가치 하락) 효과를 본 수출액은 50조엔이나 늘어난 덕분이다. '물'이 들어온 수출 기업들은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대표적으로 업계 1위 도요타자동차는 연간 순이익 지난해보다 60% 이상 많은 약 4조엔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2조8501억엔)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이다. '값 싼 일본'은 전세계 관광객들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1만6500명으로 코로나19 확대 이전인 2019년 같은 달보다 0.8%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배나 웃도는 수치로 월별 방일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9월 관광 관련 소비 총액은 1조3904억엔(약 12조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 짭짤한 관광 수입도 올리고 있다. 거시 지표만 보면 기시다 총리는 일본을 구한 영웅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자고 일어나면 최저치를 갈아치우기 바쁘다. 지난 17~19일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자민당이 재집권한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21~25%에 그쳤다. 역대 내각의 사례를 볼 때 당장 퇴진을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지지율이다. 기시다 내각의 처참한 인기는 민생의 부담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장기 침체가 계속된 지난 30년간 일본인들은 임금도 물가도 변동이 없는 '제로(0)'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원자재값 급등으로 일본도 물가가 3~4% 뛰기 시작했다. 이를 임금이 올라 받쳐줘야 하지만 더딘 인상폭으로 실질 임금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엔저로 물가가 오르면서 올해 1~8월 일본 엥겔지수(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율)는 평균 27.3%까지 뛰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있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98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 '엔저는 좋고, 엔고는 나쁘다'라는 게 상식이었으나 막상 마주한 슈퍼 엔저의 현실에선 기업들의 살만 찌우고, 정작 서민들은 더욱 가난해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나쁜 엔저' '슬픈 엔저'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그냥 기시다가 싫다" 잠룡들 꿈틀 지속된 사건사고와 스캔들도 기시다 내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시다 내각은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마이넘버카드'의 행정 오류 사태로 "능력이 없다"는 비판을 맞았다. 방위비 증액을 이유로 증세를 결정한 지 1년도 안 지나 지지율 회복을 위해 감세로 정책을 튼 것 역시 스스로 신뢰를 깎아내렸다.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은 더욱 무겁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남성이 모친의 가정연합 헌금을 범행 동기로 밝힌 이후 교단의 고액 헌금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고, 가정연합에 연루된 각료가 사퇴했다. 올해 9월에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개각을 단행한 지 두 달도 안 돼 차관급 인사 5명이 추문에 휩싸였고 이 중 3명이 벌써 사임했다. 최근에는 자민당 내 5개 파벌이 정치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보고서에 기록을 누락하거나 이를 허위기재한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정책도, 인사도 총체적 붕괴"라고 비판했고, 모리야마 유타카 자민당 총무회장도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기시다 내각이 유지됐던 것은 '포스트 기시다'가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요즘 차기 총리 후보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주도하는 초당파 모임 '라이드 셰어 연구회'가 발족했다. 여당인 자민당·공명당, 야당인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 등 소속 의원 4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 모임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배후에 두고 있어 내년 가을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에 패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도 최근 연구회를 만들어 세력을 넓히고 있다. 현직 장관이 총리에게 반기를 든 모양새로 주목을 받았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1~12일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5.2%)이 1위를 차지했고, 고노 다로 디지털상(11.6%), 고이즈미 전 환경상(9.7%), 스가 전 총리(8.8%),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6.2%)이 뒤를 이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1-26 15:16:56#OBJECT0#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20%대의 지지를 받는 내각이 전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오키 법칙'이다. 아오키 법칙은 오부치 정권에서 내각관방 장관을 지낸 아오키 미키오가 주장한 일종의 경험칙이다. 내각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의 합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총리가 퇴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면 구심점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기시다 내각은 현재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지지통신 등 세 곳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 합계가 50%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다. 기시다 정권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모리 요시로, 아소 다로, 하토야마 유키오, 스가 요시히데 내각 등은 모두 내각과 여당의 합계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 퇴진했다. 아오키 법칙이 작동한 것이다. 퇴진 이유는 각각 다양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정책을 폈거나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리 요시로 내각은 8.6%, 자민당은 22.5%로 지지율 합계는 총 31.1%였다.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끝에 퇴임 시 7%의 지지율을 보여 일각에서는 '7%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다. 모리 전 총리는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퇴진 압박이 이어졌다. 그는 2차대전 전후 천황 중심의 국가정책을 지칭하는 '국체(고쿠타이)',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 등 군국주의를 떠올리는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모리 전 총리는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 올라서도 실언으로 사퇴했다. 그는 "여성이 많이 포함된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내각 지지율 22.2%, 자민당 지지율 23.4%로 총 45.6%의 지지율 상태로 퇴진했다. 취임 5개월 만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아소 내각은 50년 넘게 이어지던 자민당 독주를 멈추고 54년 만에 민주당에 정권까지 내줬다. 이유는 잇단 말실수였다. 특히 공식 석상에서 한자를 잘못 읽어 '무식한 총리'란 조롱을 들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잦은 망언으로도 악명 높다.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루어진 것" "6 · 25전쟁이 일본에 도움이 됐다"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 착오라고 변명했지만, 국민은 더 이상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70%대 지지율로 내각을 꾸린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경제 위기에 더해 주일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흔들렸다.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은 내각 지지율 19%, 민주당 지지율 20%로 퇴진했다.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사민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한 후유증으로 지지율이 10%대로 급락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스가 내각이다. 스가 전 총리는 2021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 부진을 겪었다. 같은 해 10월 실시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에서 교체 목소리가 커지면서 9월에 사임했다. 후임자인 기시다 총리는 아오키 법칙 임계치에 걸렸지만, 아직 사퇴 압박이 거세진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인기는 낮다. 최근 한 조사업체가 2001년 이후 취임한 일본 총리 9명의 호감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시다 총리는 6위에 올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11-26 09:46:49【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중국은 이에 강력 반발, 일본 원산지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저장 탱크에 보관했던 오염수를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앞바다에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한다. 일차적으로 17일간 오염수 7800t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작업이 오후부터 개시된 첫날은 200∼210t 가량이 방류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3만1200t 규모의 오염수가 네차례에 걸쳐 해양 방류된다. 이는 2011년 3월 사고 이후 1043개의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34만t의 2.3%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방류 직후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27일에 공개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IAEA 직원들이 현장에 상주하며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감시 자료를 실시간 공개하기로 했다. 오염수 방류는 약 30년 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간을 정해놓지는 않았다. 일본은 사고 원자로를 2041∼2051년께 폐쇄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나 이 역시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방류는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로는 약 12년 반 만이다. 한편 중국과 일본 어민 등은 더욱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해관총서는 이날 홈페이지에 '2023년 8월 24일부터 원산지가 일본산 수산물(식용 수생동물 포함)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옳았다며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8-24 15:37:00